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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고독사 예방에 일자리가 도움이 될 수 있을까?

by 돈돈뉴스 2025. 7. 30.

노인 고독사 예방에 일자리가 도움이 될 수 있는지 관련한 사진
노인 고독사 예방에 일자리가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증가하는 노인 고독사, 사회적 고립의 심각성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1인 가구는 2023년 기준 183만 가구로 전체 1인 가구의 2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노인 고독사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22년 무연고 사망자 중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62%에 달하며, 이는 전년 대비 8% 증가한 수치입니다.

고독사는 단순히 혼자 사망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사회적 고립 상태에서 아무에게도 발견되지 않은 채 세상을 떠나는 것으로, 이는 현대 사회의 가장 슬픈 단면 중 하나입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회적 거리 두기가 장기화되면서 노인들의 고립감은 더욱 심화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인 일자리가 고독사 예방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경제적 지원을 넘어서 사회적 관계 형성과 소속감 제공이라는 측면에서 일자리의 역할을 재조명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회적 고립과 고독사의 연관성

고립을 야기하는 다양한 요인들

노인의 사회적 고립은 여러 복합적 요인에 의해 발생합니다. 먼저 신체적 요인으로는 건강 악화, 거동 불편, 감각 기능 저하 등이 있으며, 이로 인해 외부 활동이 제한되고 사회적 접촉이 줄어들게 됩니다.

심리적 요인으로는 배우자나 친구의 사망으로 인한 상실감, 우울증, 자존감 저하 등이 있습니다. 은퇴 후 역할 상실감과 무력감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평생 직업을 통해 정체성을 유지해 온 노인들에게 은퇴는 단순한 직업 상실이 아닌 존재 의미의 상실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사회·경제적 요인으로는 경제적 어려움, 디지털 격차, 가족 관계의 변화 등이 있습니다. 특히 자녀들의 독립과 핵가족화로 인해 전통적인 가족 지원 체계가 약화되면서 노인들의 고립감이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고독사로 이어지는 단계적 과정

사회적 고립이 고독사로 이어지는 과정은 단계적으로 진행됩니다. 초기에는 사회적 접촉의 감소와 외출 빈도 저하가 나타나며, 점차 이웃과의 관계도 소원해집니다. 중기에는 건강 관리 소홀, 식사 불규칙, 위생 상태 악화 등이 나타나고, 말기에는 완전한 사회적 단절 상태에서 건강 악화나 돌발 상황 발생 시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발견과 개입입니다. 사회적 고립이 심화되기 전에 적절한 개입이 이루어진다면 고독사를 충분히 예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자리가 제공하는 사회적 연결망

정기적 사회적 접촉의 중요성

노인 일자리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정기적인 사회적 접촉을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일주일에 2-3회라도 정해진 시간에 특정 장소에서 다른 사람들과 만나 함께 활동하는 것은 노인들에게 생활의 리듬을 제공하고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게 해 줍니다.

서울시 노인일자리 참여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일자리 참여 전과 후를 비교했을 때 사회적 접촉 빈도가 평균 3.2배 증가했으며, 우울감은 2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일자리가 단순한 경제활동을 넘어서 정신 건강 개선에도 크게 기여함을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소속감과 역할 의식 제공

일자리는 노인들에게 사회의 구성원으로서의 소속감과 역할 의식을 제공합니다. '나는 여전히 사회에 필요한 사람이다', '내가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인식은 노인들의 자존감 향상과 삶의 의미 발견에 크게 기여합니다.

특히 공익활동형 일자리의 경우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의 성격이 강해 참여자들의 사회적 기여감을 높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학교급식 지원, 환경정화 활동, 교통안전 지원 등의 활동을 통해 노인들은 자신이 여전히 사회에 필요한 존재임을 실감하게 됩니다.

 

성공 사례를 통한 효과 검증

부산시 '안부 확인형' 일자리 모델

부산시에서 운영하는 '독거노인 안부 확인' 일자리는 고독사 예방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대표적인 모델입니다. 비교적 건강한 초기 고령자들이 고위험 독거노인들을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안부를 확인하고 간단한 생활 지원을 제공하는 사업입니다.

이 사업의 특징은 일자리 참여자와 서비스 대상자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는 점입니다. 참여자는 의미 있는 사회활동을 통해 보람을 느끼고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며, 서비스 대상자는 정기적인 안부 확인을 통해 고립감을 해소하고 응급상황 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집니다.

2022년 사업 시행 이후 대상 지역의 고독사 발생률이 전년 대비 23% 감소했으며, 참여자들의 생활 만족도도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시 '시니어 카페' 운영 사례

서울시 각 구에서 운영하는 '시니어 카페'는 노인들이 직접 카페를 운영하면서 지역 주민들과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사업입니다. 노인들이 바리스타, 서빙, 정리 등의 업무를 분담하여 운영하며, 이 과정에서 동료 간의 협력과 고객과의 소통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강남구 '할매카페'의 경우 운영 2년 만에 참여 노인들의 우울 지수가 평균 35% 감소했으며, 이웃과의 소통 빈도도 2.5배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또한 카페를 이용하는 지역 주민들과의 자연스러운 교류를 통해 세대 간 소통의 장이 되고 있어 지역 공동체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일자리 유형별 고독사 예방 효과

공익활동형 일자리의 효과

공익활동형 일자리는 여러 명이 팀을 이루어 활동하는 경우가 많아 동료 간의 유대감 형성에 효과적입니다. 함께 활동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게 되고, 결근이나 이상 징후가 발견될 경우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체계가 형성됩니다.

또한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서 활동해야 하므로 규칙적인 생활 패턴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는 건강 관리와 사회적 관계 유지에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사회서비스형 일자리의 효과

사회서비스형 일자리는 주로 돌봄이나 상담 업무를 수행하므로 서비스 대상자와의 지속적인 관계 형성이 가능합니다. 이 과정에서 노인 근로자들은 자신의 경험과 지혜를 활용하여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성취감을 느끼게 됩니다.

특히 같은 노인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의 경우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어 더욱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시장형 사업단의 효과

시장형 사업단은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소규모 사업체로 운영되므로 참여자들 간의 협력과 책임감이 특히 중요합니다. 함께 사업을 운영해 나가는 과정에서 강한 동료 의식과 소속감이 형성되며, 이는 강력한 사회적 지지망 역할을 합니다.

또한 경제적 성과를 내야 한다는 목표 의식은 참여자들에게 생활의 활력과 성취감을 제공합니다.

 

일자리 기반 고독사 예방 시스템 구축 방안

조기 발견 시스템 연계

노인 일자리를 고독사 예방 시스템과 연계하기 위해서는 조기 발견 체계가 중요합니다. 일자리 참여자들의 출근 상황, 건강 상태, 생활 패턴 등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이상 징후 발견 시 즉시 관련 기관에 연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특히 일정 기간 연락이 되지 않거나 급격한 변화가 관찰될 경우 가정 방문, 안부 확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매뉴얼을 마련해야 합니다.

동료 지지 시스템 활성화

일자리 참여자들 간의 상호 돌봄 문화를 조성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정기적인 모임, 소그룹 활동, 멘토-멘티 제도 등을 통해 동료들 간의 유대감을 강화하고, 서로의 안부를 자연스럽게 확인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또한 참여자들에게 기본적인 응급처치 교육이나 고독사 예방 교육을 실시하여 위기 상황 대응 능력을 향상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지역사회 연계 강화

일자리 사업과 지역의 복지 시설, 의료 기관, 종교 단체, 자원봉사 조직 등을 연계하여 종합적인 지원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노인들이 일자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더욱 풍부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한계와 보완 방안

일자리만으로는 한계 존재

일자리가 고독사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일자리에 참여할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된 노인이나 사회적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노인들에게는 별도의 접근이 필요합니다.

또한 일자리 참여 기간이 제한적이고 소득 수준이 낮아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종합적 접근의 필요성

따라서 일자리와 함께 주거 지원, 의료 서비스, 정신 건강 관리, 사회적 관계 형성 프로그램 등이 종합적으로 제공되어야 합니다. 특히 ICT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돌봄 시스템, 응급 알림 서비스, 화상 통화를 통한 정기 안부 확인 등도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 전체가 노인 고독사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입니다. 일자리는 그 해법 중 하나의 중요한 수단이지만, 사회적 관심과 지지가 뒷받침될 때 더욱 효과적일 수 있을 것입니다.

노인 고독사 예방을 위한 일자리의 역할은 단순히 경제적 지원을 넘어서 사회적 연결고리를 제공하고 삶의 의미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관점에서 더욱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노인 일자리 정책이 개발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