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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 노동력,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by 돈돈뉴스 2025. 8. 4.

고령층 노동력, 활용 방안 관련 사진
고령층 노동력,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노동력 부족 시대, 고령층이 답이다

우리나라는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전례 없는 노동력 부족 현상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2032년까지 추가로 필요한 인력 규모가 89.4만 명에 달하며, 향후 10년간 노동 공급 규모는 141만 명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령층 노동력의 활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습니다.

 

고령층의 높은 계속근로 의지, 은퇴 후 소득공백, 그리고 현재 정부 노인일자리 사업의 낮은 만족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고령층이 더 오래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는 노동시장을 만드는 것이 시급한 과제입니다. 단순히 일자리를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서 고령층의 축적된 경험과 전문성을 체계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정년 연장보다는 재고용이 답이다

2016년 정년 연장의 교훈

한국은행의 연구에 따르면, 2016년 임금체계 조정 없이 시행된 정년 연장은 고령층 고용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었으나, 그 혜택이 유노조·대기업 일자리에 집중되었고, 청년고용 위축, 조기퇴직 증가 등의 부작용을 초래했습니다.

 

특히 정년 연장이 2016~2024년 중 23~27세 고용에 미친 영향을 분석해 보면, 임금근로자 고용률은 6.9%(약 11만 명), 상용근로자 고용률은 3.3%(약 4만 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임금체계 변화 없이 갑자기 정년을 연장하면서 고령 근로자가 늘어나자, 기업이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상대적으로 조정이 쉬운 신규 채용을 줄였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퇴직 후 재고용 제도의 장점

퇴직 후 재고용 제도는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와 근로관계를 종료한 뒤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해 다시 고용하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임금체계를 개편하고 근로조건을 유연하게 조정하면서 고령층의 계속 근로를 장려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일본의 경우 "60세 정년 → 65세 고용확보 → 70세 취업기회확보"로 이어지는 계속근로 로드맵을 1998년부터 2025년까지 약 30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도입했습니다. 특히 65세 고용확보는 법정 의무화까지 12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추진하였으며, 적용 대상 연령도 3년마다 1세씩 늘리는 방식으로 연착륙을 유도했습니다.

 

체계적인 인력 활용 전략

맞춤형 일자리 배치

고령층 노동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능력, 경험,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맞춤형 일자리 배치가 필요합니다. 단순히 나이를 기준으로 한 획일적 접근이 아니라, 개별 근로자의 특성에 맞는 세분화된 전략이 요구됩니다.

 

숙련된 기술을 보유한 고령자들은 기술 전수와 품질 관리 업무에, 풍부한 인생 경험을 가진 이들은 상담과 교육 분야에, 그리고 대인관계 능력이 뛰어난 고령자들은 고객 서비스 분야에 배치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세대 통합형 조직 운영

고령층과 젊은 층이 함께 일하는 세대 통합형 조직 운영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젊은 세대의 디지털 역량과 창의성, 고령층의 경험과 안정성이 결합될 때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이러한 조직에서는 고령자들이 멘토 역할을 수행하면서 젊은 직원들에게 업무 노하우를 전수하고, 젊은 직원들은 고령자들의 디지털 적응을 도와주는 상호 보완적 관계가 형성됩니다.

 

재교육과 역량 강화 프로그램

직업기초역량 증진교육

40세 이상 중장년 중에서 정보화 등 기초역량 증진을 통해 노동시장 재진입 및 근로 유지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직업기초역량 증진교육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최소 4시간 이상의 다양한 교육을 제공하여 중장년의 성공적인 평생현역 활동을 지원합니다.

특히 디지털 역량 강화는 고령층의 노동시장 참여에 있어 핵심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컴퓨터 활용능력부터 최신 디지털 도구 사용법까지 단계별 교육을 통해 고령자들의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고 있습니다.

고령자 뉴스타트 프로그램

50세 이상 준·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고령자 뉴스타트프로그램」은 직업훈련과 현장 연수를 연계한 취업능력향상 패키지 프로그램입니다. 컴퓨터활용전문가 과정, 실내조경, 초등학교 다문화교사, 쇼핑몰 창업·운영관리, 공동주택전문관리원, 장례지도사 과정 등 다양한 분야의 훈련을 제공합니다.

 

이 프로그램의 특징은 훈련기관과 기업이 사전에 현장 연수 및 채용 협약을 체결하여 맞춤형 훈련으로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교통비, 중식비 등 20만 원의 수당과 직업훈련 및 현장연수를 무료로 받을 수 있어 경제적 부담 없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SCSEP 모델

미국의 고령자 지역사회 서비스 고용 프로그램(SCSEP, Senior Community Service Employment Program)은 55세 이상의 저소득 실업자를 위한 훈련을 제공하며, 미국 일자리 센터 네트워크를 통해 고용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의 성공 요인은 연방정부의 체계적인 지원과 각 주에 설치된 거점 센터를 통한 전문적인 서비스 제공에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모델을 참고하여 고령자 전담 훈련 및 취업 지원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산업별 맞춤형 활용 전략

보건복지 서비스업

급속한 고령화로 돌봄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보건복지업은 가장 큰 폭의 증가가 예상되는 분야입니다. 특히 노노케어(老老care) 같은 동년배 돌봄 서비스는 고령자만이 제공할 수 있는 특별한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동년배 간의 정서적 유대감과 공감대를 바탕으로 한 돌봄 서비스는 단순한 업무 수행을 넘어서 진정한 관계적 돌봄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교육 및 컨설팅 분야

고령자들의 풍부한 경험과 전문 지식은 교육과 컨설팅 분야에서 큰 가치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기존 직종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후배들을 지도하거나 중소기업에 경영 자문을 제공하는 역할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전문 분야에서 은퇴한 고급 인력들의 경우, 프로젝트 기반의 컨설팅이나 단기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지속적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문화관광 및 지역 서비스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문화해설사, 관광안내사 등의 역할도 고령자들이 잘 수행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이들의 생생한 경험담과 해박한 지식은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가치를 제공합니다.

 

유연한 근무 형태 도입

시간제 근무와 재택근무

고령자들의 특성을 고려한 유연한 근무 형태의 도입이 필요합니다. 전일제 근무가 어려운 고령자들을 위해 시간제 근무, 단기 프로젝트 참여, 계절적 근무 등 다양한 옵션을 제공해야 합니다.

특히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가능해진 재택근무는 고령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합니다. 통근 부담 없이 자신의 페이스에 맞춰 일할 수 있어 고령자들의 노동시장 참여를 촉진할 수 있습니다.

순환 근무제

일정 기간 근무 후 휴식을 취하는 순환 근무제도 고령자들에게 적합한 근무 형태입니다. 이를 통해 업무 강도를 조절하면서도 지속적인 사회 참여가 가능합니다.

 

기업과 정부의 역할

기업의 인식 전환

기업들은 고령자에 대한 인식을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단순히 생산성이 낮고 적응력이 떨어지는 존재가 아니라, 풍부한 경험과 안정적인 근무 태도를 갖춘 귀중한 인력 자원으로 인식해야 합니다.

연공형 임금체계의 개편과 함께 성과 기반 평가 시스템을 도입하여 고령자들도 공정한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정부의 제도적 지원

정부는 고령자 고용을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와 지원 제도를 확대해야 합니다. 2025년 노인복지 예산을 24조 4천억 원으로 대폭 증액한 것처럼, 고령자 고용 지원에도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합니다.

특히 고령자고용지원금 사업을 신설하고(54억 원, 6천 명), 고령자 계속고용 장려금을 확충하는 등의 정책을 통해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지역사회 기반 활용 모델

마을 단위 순환 경제

지역 단위에서 고령자들의 경험과 기술을 활용한 순환 경제 모델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전통 농업 기술, 수공예 기능, 지역 특산품 제조 등에서 고령자들의 노하우를 활용하여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델에서 고령자들은 단순한 일자리 제공의 대상이 아니라 지역 발전의 주체로 역할하며, 젊은 세대와의 협력을 통해 전통과 현대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합니다.

사회적 경제 조직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등 사회적 경제 조직에서 고령자들의 참여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들 조직은 단순한 수익 창출을 넘어서 사회적 가치 창출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고령자들의 사회 기여 욕구와 잘 부합합니다.

 

성공적인 활용을 위한 핵심 요소

개인별 맞춤형 접근

고령자라고 해서 모두 같은 특성을 가진 것은 아닙니다. 개인의 건강 상태, 전문 분야, 관심사, 가용 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개별화된 접근이 필요합니다.

지속적인 학습 지원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학습이 필수입니다. 고령자들을 위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확충하고, 특히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에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사회적 인식 개선

고령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고정관념을 개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미디어와 교육을 통해 고령자의 능력과 가치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확산시켜야 합니다.

 

결론: 고령층 노동력, 미래 성장의 동력

고령층 노동력의 활용은 단순히 인력 부족을 해결하는 차원을 넘어서 사회 전체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핵심 전략입니다. 정년 연장보다는 재고용을 통한 유연한 접근, 체계적인 재교육과 역량 강화, 그리고 개인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일자리 배치가 성공의 열쇠입니다.

 

무엇보다 고령자들이 단순히 일자리를 얻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회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 고령화 사회의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고, 모든 세대가 함께 번영하는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2032년까지 89.4만 명의 추가 인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고령층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해답입니다. 이제는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하고 실천해야 할 때입니다.